인류세 도입 반대되어... 지질학계, "시기상조" 판단

지질학계가 새로운 지질시대인 '인류세' 도입을 반대하는 결정을 내렸다. 이는 2년여간의 심도 있는 논의 끝에 나온 결론이다.
인류세(Anthropocene)는 현재 공식 지질시대인 홀로세(Holocene) 이후의 새로운 지질시대로 제안된 시기다. 인간 활동이 지구 시스템에 전례 없는 영향을 미치면서 새로운 지질시대로 구분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어 왔다.
연구진은 특히 1950년대 이후 전지구적으로 발견되는 핵실험의 방사성 동위원소 흔적을 인류세의 시작점으로 제안했다. 이는 지질학적 기록에서 명확히 식별 가능한 표지자로 여겨졌다.
그러나 지질학계는 최근 진행된 논의에서 인류세 도입에 반대 의견을 표명했다. 인간 활동이 지구 환경에 막대한 영향을 미쳤다는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공식적인 지질시대 구분으로 인정하기에는 시기상조라는 입장이다.
인류세의 시작점을 둘러싼 학계의 의견 불일치도 주요 쟁점이다. 일각에서는 1950년대가 아닌 산업혁명 시기부터를 인류세의 시작으로 봐야 한다고 주장하며, 이는 인류가 화석연료 사용을 본격화하면서 지구 환경에 큰 변화를 초래하기 시작한 시점이라는 논리다.
인류세를 지시하는 지표물질로는 핵실험으로 인한 플루토늄 외에도 미세플라스틱, 알루미늄, 콘크리트 등 인간 활동의 산물들이 제시되었다. 이러한 물질들은 지구의 지질학적 기록에 뚜렷한 흔적을 남기고 있다.
비록 공식 지질시대 도입은 거부되었으나, '인류세'라는 용어는 이미 학계와 대중 담론에서 널리 사용되고 있어 완전히 사라지거나 대체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분석된다. 오히려 이번 논의를 계기로 인류가 지구 환경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성찰과 논의가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출처: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