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비상계엄 선포… 6시간만에 종결

윤석열 대통령 비상계엄 선포… 6시간만에 종결
Photo by Bundo Kim / Unsplash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3일 밤, 긴급 담화를 통해 ‘비상계엄’을 선포했다.

윤 대통령은 “지금 대한민국은 당장 무너져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의 풍전등화 운명에 처해 있다. 북한 공산세력 의위협으로부터 자유 대한민국을 수호하고 우리 국민의 자유와 행복을 약탈하고 있는 파렴치한 종북 반국가세력들을 일거에 척결하고, 자유 헌정질서를 지키기 위해 비상계엄을 선포한다” 라며 비상 계엄 선포의 이유를 밝혔다.

그러나 일간의 반응은 부정적이었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각각 “비상계엄 선포 잘못된 것, 국민과 함께 막겠다”, “尹, 불법적이고 위헌적인 반국민적 계엄 선포” 라며 즉각 반대 성명을 냈다.

11시 경, 우원식 국회의장을 비롯한 국회의원들이 계엄 해제를 위해 국회 본회의장으로 급히 모이기 시작했다. 국회가 재적의원 과반수의 찬성으로 계엄의 해제를 요구하게 되면, 대통령은 이를 해제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당시 경찰은 국회 출입문을 폐쇄하고 국회의원들의 출입을 모두 막고 있었다. 일부 의원들은 담을 넘기도 하며, 시민들의 도움을 받아 국회로 들어갈 수 있었다.

계엄 선포로부터 약 1시간 후, 계엄사령관으로 박안수 육군참모총장이 임명되며, 계엄사령부의 포고령 1호 또한 발표되었다. 다음은 6가지 항목의 포고령 전문이다.

계엄사령부 포고령(제1호) 자유대한민국 내부에 암약하고 있는 반국가세력의 대한민국 체제전복 위협으로부터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하고, 국민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2024년 12월 3일 23:00부로 대한민국 전역에 다음 사항을 포고합니다.
국회와 지방의회, 정당의 활동과 정치적 결사, 집회, 시위 등 일체의 정치활동을 금한다.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부정하거나, 전복을 기도하는 일체의 행위를 금하고, 가짜뉴스, 여론조작, 허위선동을 금한다.
모든 언론과 출판은 계엄사의 통제를 받는다.
사회혼란을 조장하는 파업, 태업, 집회행위를 금한다.
전공의를 비롯하여 파업 중이거나 의료현장을 이탈한 모든 의료인은 48시간 내 본업에 복귀하여 충실히 근무하고 위반시는 계엄법에 의해 처단한다.
반국가세력 등 체제전복세력을 제외한 선량한 일반 국민들은 일상생활에 불편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조치한다. 이상의 포고령 위반자에 대해서는 대한민국 계엄법 제 9조(계엄사령관 특별조치권)에 의하여 영장없이 체포, 구금, 압수수색을 할 수 있으며, 계엄법 제 14조(벌칙)에 의하여 처단한다.
2024.12.3.(화) 계엄사령관 육군대장 박안수

포고령 선포 후, 군용 헬기가 국회 상공에서 목격되었고, 군 헬기가 국회 마당에 착륙하며 계엄군이 내려 집결했다. 얼마 뒤 계엄군은 국회 내부로 진입을 시도했고, 국회 내부의 의원과 보좌진들은 의자와 책상으로 바리케이트를 만들며 저항했다. 이런 혼란한 상황 속에서도 국회는 본회의를 개의했다. 급기야 계엄군이 정책위의장실 창문을 깨고 진입하기 시작하자 국회 관계자들은 소화기를 뿌리며 대응하는 등 상황은 더욱 심화됐다. 이런 격렬한 저항으로 계엄군은 결국 본회의실까지 도달하지 못했고, 12월 4일 새벽 1시,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이 마침내 만장일치로 가결되며 계엄군은 국회에서 철수했다.

당일 오전 5시 경, 국무회의에서 ‘계엄 해제안’이 의결되며 비상계엄은 공식적으로 종결됐다.

그렇다면 비상계엄 선포의 배경에는 무엇이 있을까?

배경으로는 김건희 여사 특검(특별검사) 문제와 명태균 공천 개입 수사, 10%대인 낮은 지지율, 민주당이 형성한 탄핵 정국이 꼽힌다. 이러한 상황을 단숨에 해결하고자 계엄이라는 극단적인 결정을 내렸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계엄에는 문제가 많다는 분석이 대세다. 헌법 제77조 1항에는 “전시·사변 또는 이에 준하는 국가비상사태”에 계엄을 선포할 수 있게 되어 있다. 계엄이 선포되면 언론·집회·결사·출판의 자유 등 국민의 기본권이 크게 제한되며, 대통령이 임명한 계엄사령관에는 행정권과 사법권이 부여된다. 특정 범죄에 대한 재판은 군사법원에서 이루어지기도 한다. 이렇듯 사회에 미치는 영향이 큰 만큼 헌법은 정말 필요한 상황에만 계엄을 선포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그런데 대통령과 영부인이 정치적 위기에 처했고, 야당이 대통령 부부와 측근에 대한 공세를 펼치고 있는 현 상황이 “전시·사변 또는 이에 준하는 국가비상사태”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의견이 크다.

또 계엄사령부 포고령이 헌법에 어긋나게 정치활동을 제한한다는 지적이 많다. 이러한 사항은 내란죄에 해당될 수 있는 만큼, 윤석열 대통령의 거취에도 관심이 쏠린다.

결국 5일 0시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이 소추됐고, 7일(토요일) 표결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야당의 의석이 192석이므로 국민의힘에서 8표만 얻으면 탄핵소추안은 가결되고 윤석열 대통령의 직무는 즉시 정지된다.

향후 정세가 급박하게 변동될 수 있는 만큼, 현 상황에 대해 많은 관심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당장 오늘(5일) 윤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가 예정되어 있고, 담화에서 윤 대통령이 어떤 말을 할 지 세간의 이목이 집중된다.


기사 더보기

4·19 정신 받들어 청소년 사회참여 늘리자

올해로 4·19 민주혁명이 65주년을 맞았다. 4·19 혁명은 헌법에도 실렸을 만큼 한국 현대사에서 중요한 사건이다. 시민이 불의한 독재 정권에 항거해 살아 있는 권력을 끌어내린, 한 마디로 민주 혁명이다. 4·19 혁명에는 다른 의미도 있다. 청소년이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것이다. 1960년 2월 28일 대구에서는 고등학생들이 대규모 시위를 벌여 도화선을 당겼고,

편집부

조속한 개헌 필요하다

현재의 대한민국을 뒷받침하는 헌법은 38년 전인 1987년 마지막으로 개정됐다. 38년 전의 우리나라는 지금과 많이 달랐다. 수십 년에 걸친 군사독재가 막 끝난 상황이었고, 경제과 기술도 현재만큼 발전하지 못했다. 이런 1987년의 헌법에는 문제가 많다는 지적이 계속해서 나온다. 우선 대통령에게 과도한 권력이 집중되어 있다. ‘제왕적 대통령제’라고도 불리는데, 권력을 분산시켜야 한다. 권력은 나눌수록

편집부

기후동행카드 할인 혜택 청소년 확대, 반가운 결정이다

서울시가 ‘규제철폐안’을 발표해 기후동행카드의 청소년 할인 혜택을 도입하기로 했다. 이는 만 13세부터 18세까지의 청소년들에게도 교통비 절감의 기회를 제공하는 조치로, 이전까지 기후동행카드 정책에서 소외되었던 청소년들의 불만을 해소한 의미 있는 결정이다. 이번 조치는 단순한 교통비 할인 그 이상의 의미가 있다. 서울시는 이미 청년과 성인을 대상으로 한 대중교통 정액권 정책을 통해 교통

편집부

우리에게도 세월호 참사는 일어날 수 있습니다

안녕하십니까. 토끼풀의 편집장 문성호입니다. 지난 4월 10일, 안산에 다녀왔습니다. 세월호 참사에서 가장 많은 희생자가 나왔던 단원고등학교가 안산에 있기 때문입니다. 안산은 은평구에서 지하철로 대략 한 시간 반이 조금 넘게 걸립니다. 경로에 GTX가 포함돼 있어 비용도 꽤나 많이 듭니다. 그럼에도 제가 시험 기간에 안산에 다녀온 이유는 세월호 참사에 대해 제대로 된 글을

문성호
“승객을 탈출시켜야 한다” 누구도 말하지 않았다

“승객을 탈출시켜야 한다” 누구도 말하지 않았다

2014년 4월 16일, 진도 앞바다에서 세월호가 가라앉았다. 이 사고로 304명의 무고한 생명이 희생됐다. 이 중 248명이 안산 단원고등학교 학생이었고, 10명은 단원고 선생님이었다. 일반인 승객은 41명이었다. 모두 172명이 살아남았다. 단원고 학생 75명과 선생님 3명, 일반 탑승객 94명이 구조됐다. 이 사고는 전국에 실시간으로 방송됐다. 학생들과 탑승객들이 목숨을 잃는 과정이 전부 보도됐고, 기자들은

문성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