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어디에서 추모할까

세월호 참사, 어디에서 추모할까
안산 4.16 기억교실에 위치한 조형물. 문성호 기자

세월호 참사의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곳들도 여러 지역에 마련되어 있다. 서울 광화문광장에는 희생자 유가족들이 설치한 ‘세월호 기억공간’ 천막이 2021년까지 있었는데, 광화문광장 리모델링으로 인해 서울시의회 앞마당으로 이전했다. 대부분의 희생자를 냈던 안산 단원고등학교 근방에는 ‘단원고 4·16 기억교실’과 최근 착공해 2026년 완공되는 ‘4·16생명안전공원’이 마련되어 있다. 세월호가 가라앉은 진도 팽목항 근처에는 ‘팽목기억관’이, 세월호가 떠났던 인천에는 ‘세월호 일반인 희생자 추모관’이 있다. 세월호와 단원고 학생들의 목적지였던 제주도에도 ‘세월호 제주기억관’이 마련돼 있다. 그 중 일부를 직접 가봤다.

세월호 기억공간 '기억과 빛'. 서울시의회 앞마당에 위치해 있다. 문성호 기자

세월호 기억공간 ‘기억과 빛’

청계천 옆 서울시의회, 앞마당 한켠에 ‘세월호 기억공간’이 마련되어 있다. ‘4월 16일의 약속 국민연대(4.16연대)’의 활동가들이 돌아가면서 상주한다. 바깥에는 세월호 피해자들의 이름이, 안에는 사진들이 걸려 있다. 4.16연대에서 한 해에 두 번 발행하는 소식지 <사월십육일의약속>도 비치되어 있고, 노란 리본도 원하는 만큼 가져갈 수 있다. 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운영되며, 오전 11시에 문을 열어 오후 8시에 닫는다.

잠시 방문해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다섯 평 남짓한 기억공간 내부를 둘러보는 데는 그리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그렇지만 방문객은 많지 않다. 기자가 방문했을 당시 자리했던 활동가는 “4월에는 하루에 20명 정도, 다른 달에는 하루에 10명 정도 방문한다”며 아쉬움을 표했다.

안산과 제주, 인천에 있는 다른 세월호 추모 공간들은 서울에서는 방문하기 어렵다. 하지만 서울시의회 앞에 위치한 세월호 기억공간은 서울에서의 접근성이 상당히 좋다. 어느덧 11주기가 된 세월호 참사, 이번 주말에는 잠시 시간을 내어 기억공간에 방문해 보는 건 어떨까.

단원고 4.16 기억교실 내부 모습. 문성호 기자

단원고 4.16 기억교실

안산에는 ‘단원고 4.16 기억교실’이 있다. 세월호에서 희생된 학생들의 유품과 책상, 교실을 그대로 옮겨 놓았다. 기존에 단원고 2학년 교실 전체를 떼어내다시피 했다고 한다. 국가지정기록물로 등재됐고,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도 추진하고 있다.

학생들의 자리에는 2014년 4월 15일까지 쓰던 물품과 읽던 책들이 전부 보존되어 있다. 역사학자를 꿈꾸던 학생부터 가수, 약사가 되고 싶어 하던 학생까지, 당시 희생자들이 어떤 사람이었는지 생생히 그려진다.

서울에서는 방문하기 어렵지만, 세월호 참사를 이해하는 데 정말 도움이 되는 장소이다. 연중무휴로 운영되며, 평일에는 오전 9시에 열어 오후 6시에 닫고, 주말에는 오전 10시에 열어 오후 5시에 닫는다.

세월호 참사는 이례적으로 많은 사람들이 희생됐던 만큼, 기리기 위한 공간도 많다. 잊혀지고 있는 세월호 참사, 이러한 추모 공간 방문을 통해 기억해 보는 건 어떨까.


기사 더보기

4·19 정신 받들어 청소년 사회참여 늘리자

올해로 4·19 민주혁명이 65주년을 맞았다. 4·19 혁명은 헌법에도 실렸을 만큼 한국 현대사에서 중요한 사건이다. 시민이 불의한 독재 정권에 항거해 살아 있는 권력을 끌어내린, 한 마디로 민주 혁명이다. 4·19 혁명에는 다른 의미도 있다. 청소년이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것이다. 1960년 2월 28일 대구에서는 고등학생들이 대규모 시위를 벌여 도화선을 당겼고,

편집부

조속한 개헌 필요하다

현재의 대한민국을 뒷받침하는 헌법은 38년 전인 1987년 마지막으로 개정됐다. 38년 전의 우리나라는 지금과 많이 달랐다. 수십 년에 걸친 군사독재가 막 끝난 상황이었고, 경제과 기술도 현재만큼 발전하지 못했다. 이런 1987년의 헌법에는 문제가 많다는 지적이 계속해서 나온다. 우선 대통령에게 과도한 권력이 집중되어 있다. ‘제왕적 대통령제’라고도 불리는데, 권력을 분산시켜야 한다. 권력은 나눌수록

편집부

기후동행카드 할인 혜택 청소년 확대, 반가운 결정이다

서울시가 ‘규제철폐안’을 발표해 기후동행카드의 청소년 할인 혜택을 도입하기로 했다. 이는 만 13세부터 18세까지의 청소년들에게도 교통비 절감의 기회를 제공하는 조치로, 이전까지 기후동행카드 정책에서 소외되었던 청소년들의 불만을 해소한 의미 있는 결정이다. 이번 조치는 단순한 교통비 할인 그 이상의 의미가 있다. 서울시는 이미 청년과 성인을 대상으로 한 대중교통 정액권 정책을 통해 교통

편집부

우리에게도 세월호 참사는 일어날 수 있습니다

안녕하십니까. 토끼풀의 편집장 문성호입니다. 지난 4월 10일, 안산에 다녀왔습니다. 세월호 참사에서 가장 많은 희생자가 나왔던 단원고등학교가 안산에 있기 때문입니다. 안산은 은평구에서 지하철로 대략 한 시간 반이 조금 넘게 걸립니다. 경로에 GTX가 포함돼 있어 비용도 꽤나 많이 듭니다. 그럼에도 제가 시험 기간에 안산에 다녀온 이유는 세월호 참사에 대해 제대로 된 글을

문성호
“승객을 탈출시켜야 한다” 누구도 말하지 않았다

“승객을 탈출시켜야 한다” 누구도 말하지 않았다

2014년 4월 16일, 진도 앞바다에서 세월호가 가라앉았다. 이 사고로 304명의 무고한 생명이 희생됐다. 이 중 248명이 안산 단원고등학교 학생이었고, 10명은 단원고 선생님이었다. 일반인 승객은 41명이었다. 모두 172명이 살아남았다. 단원고 학생 75명과 선생님 3명, 일반 탑승객 94명이 구조됐다. 이 사고는 전국에 실시간으로 방송됐다. 학생들과 탑승객들이 목숨을 잃는 과정이 전부 보도됐고, 기자들은

문성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