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타이거즈가 한국시리즈에서 삼성라이온즈를 꺽고 우승하면서 KBO 리그가 마무리되었다. 이번 시즌은 굉장히 다사다난했던 시즌이었다. 시즌 초반에는 1위 순위가 굉장히 자주 바뀌었고 대기록도 많이 나왔다. 김도영의 최연소 30홈런 30도루, 두산베어스의 최다점수차 승리(30-6), 최정의 역대 최다 홈런 등 여러가지 기록들이 나왔고, 또한 ABS(자동 스트라이크 판정 시스템), 피치클락(준비과정에 시간적 제한을 둔 제도), 피치컴(무선 통신 시스템) 등 새로운 제도들이 도입되었다.
게다가 야구의 인기는 하늘을 찌를 듯이 높았다. 사상 처음으로 1000만 관중을 돌파했고 ‘삐끼삐끼춤’, ‘홍창기 응원가’ 같은 챌린지가 유행했다. 지역 연고에 제한되지 않은 자유로운 팬 문화, 쇼츠와 릴스 등의 활성화로 팬들의 유입이 늘었다. 하지만 그로 인해서 SNS 자랑용으로 직관을 가는 팬들이 많아졌고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는 팬들 또한 생기기 시작했다. 진심으로 야구를 좋아하는 상위권 3개의 팀 팬들을 인터뷰해 보았다.
먼저 우승팀인 기아 타이거즈의 팬 김 모 씨의 인터뷰이다.
문동주 선수(한화), 이정후 선수(샌프란시스코)와 구자욱 선수(삼성)를 영입하면 좋겠다. 좀 더 어리고 강한 선발투수가 필요하고 주루능력, 수비, 타격 등 여러가지 면에서 완벽한 외야수가 필요하다.
부상으로 많이 나오지 못한 이의리 선수를 더 많이 보고 싶다.
수비가 많이 약한 것 같다. 라이징스타인 김도영 선수도 수비실책이 굉장히 많다. 이런 점을 고쳐주면 좋겠다.
당연히 우승입니다.
선수들의 응원가를 부르거나(실제로도 굉장히 많이 부른다) 부두술을 한다. 예를 들어 안타를 쳐야 되는 상황이면 오히려 치지 말라고 하던지 아웃되라고 하는 것과 같다.
그 다음은 5위팀인 두산 베어스의 팬 위*우씨의 인터뷰이다.
김영규 선수(NC)와 윤영철 선수(KIA)를 영입하고 싶다. 좌완투수가 부족하고 안정적인 선발투수도 부족하기 때문이다. 타자는 김혜성 선수(키움)를 영입하고 싶다. 안정적인 수비와 타격, 빠른 발을 가지고 있어서 주전 2루수인 강승호와는 또 다른 매력을 가지고 있어서 영입하고 싶다고 생각했다.
박준영 선수와 안재석 선수를 보고 싶다. 각각 공격과 수비에 강점을 보이는 내야수이기 때문에 지금 두산에 가장 필요한 선수들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최승용 선수도 보고 싶다. 두산에 부족한 좌완선발 역할을 할 수 있는 선수이기 때문이다.
투타의 조화가 부족하다. 서로 맞지 않아서 이길 수 있는 경기도 질 때가 있다. 그리고 선수들의 부상도 너무 많다. 몸관리를 잘하면 좋겠다.
당연히 한국시리즈이다.
A5. 악플들을 신고하거나 선플을 씁니다. 선수들이 악플을 보고 상처받지 않으면 좋을 것 같습니다.
다음은 3위팀인 LG 트윈스의 팬 이*진씨의 인터뷰이다.
이용찬 선수와 우규민 선수를 영입하고 싶다. LG의 불펜이 약하다고 생각되기 때문이다.
부상으로 올해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 정우영 선수를 많이 보고 싶다.
앞에서 말한 것처럼 불펜이 약하다고 생각한다.
우승입니다.
집에서 선수들의 유니폼을 입고 응원합니다.
그런데 위 인터뷰의 내용처럼 팀을 진심으로 위하는 팬이 있다면, 팀에 피해를 주고 선수들에게 상처를 주는 사람들도 많다. 대표적인 예로 지난 7월 19일 두산과 LG의 경기 중에 한 중년 팬이 경기장에 난입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잠실 메리포핀스라며 많은 사람들이 웃어넘겼지만 경기에 방해가 되고 위험할 수 있었던 상황이었다.
7월 19일 경기장 난입 당시의 상황 [네이트 뉴스]
5월 22일 NC와 키움의 경기에서는 9회 초 NC 김성욱 선수가 날린 공을 한 남성이 펜스를 넘어서 공을 잡아 게임의 판도를 바꾼 일이 있었다. 펜스를 맞고 떨어졌으면 점수가 나지 않아 동점 상황에서 연장전으로 갈 수 있었고 어느 팀이 이길지 모르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비디오판독 결과 홈런으로 판독이 되면서 키움의 사기는 떨어졌고 그로 인해 키움은 3-3이었던 경기를 3-4로 패배하게 된다. 해당 남성은 다른 경기장에서도 홈런볼을 잡으러 다니거나 아이들이 잡은 공을 빼앗는 등 팬으로서 해서는 안 되는 행동을 하는 사람으로 유명했다고 한다.
이 외에도 비닐이 경기장으로 들어가는 일이나 게임에서 지면 선수들에게 은퇴하라며 야유하는 모습들도 많이 보이고 있다. 우리는 야구 관객(觀客)이다. 한자의 뜻을 간단하게 풀이하면 보는 손님이라는 뜻이다. 뜻 그대로 손님이지 주인이 아니라는 뜻이다. 손님으로서의 예의를 지키고 선수들을 존중하는 것이 좋은 게임의 시작이다. 다음 연도에는 이런 몰상식하고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는 관객들이 적어지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