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은평구 일대의 대중교통 인프라를 강화하고 있다. 지난달 신설된 706번 버스에 이어 709번 버스까지 새롭게 운행을 시작하면서, 특히 녹번동에서 연신중학교로 통학하는 학생들의 교통 접근성이 크게 향상될 것으로 전망된다.
은평 갑 지역구의 박주민 국회의원이 적극 추진했던 녹번·응암동 중학교 신설 계획은 당초 녹번동 내 은평초등학교와 연천중학교를 통합하여 2027년 개교를 목표로 했다. 이 계획은 지역 내 교육 인프라를 확충하고 학생들의 원거리 통학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방안이었다. 그러나 연천중학교 학부모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95% 이상의 반대 의견이 제시되면서 결국 무산되었다. 이는 기존 학교의 통폐합에 대한 지역사회의 우려가 얼마나 컸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녹번동 일대는 최근 수년간 대규모 재개발 사업이 진행되면서 지역의 주거 환경이 크게 변화했다. '북한산 푸르지오'와 '래미안 베라힐즈' 등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잇따라 들어서면서 지역 인구가 급격히 증가했다. 특히 2020년 이후 신규 아파트 단지의 입주가 본격화되면서 학생 수도 함께 늘어났다. 그러나 지역 내 중학교가 부재한 상황에서 학생들은 연신중학교나 불광중학교 등 비교적 먼 거리에 있는 학교로 통학해야만 했다.
이러한 상황은 지역의 교통 인프라에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했다. 특히 등하교 시간대의 교통 혼잡이 심화하면서, 학생들의 통학 환경은 더욱 열악해졌다. 연신중학교에 재학 중인 2학년 이 모 군이 지적한 "버스 배차간격이 불규칙하고, 노선이 적어 통학이 불편하다"는 문제는 많은 학생들이 공통으로 겪고 있는 어려움을 대변한다.
이러한 배경 속에서 706번 버스의 신설은 의미 있는 변화였다. 녹번역과 북한산 푸르지오 인근을 기점으로 하여 연신중학교와 가까운 불광지구대를 경유하는 이 노선은 기존의 701번, 720번과 함께 학생들의 통학 노선 선택의 폭을 넓혔다. 이는 단순한 노선 추가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새로운 노선의 신설은 기존 노선들의 혼잡도를 분산시키고, 학생들이 더 유연하게 통학 시간을 조정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했기 때문이다.
12월 1일 불광지구대에서 포착된 709번 버스 [문성호 기자]
12월 1일부터 운행을 시작하는 709번 버스는 이러한 교통 환경 개선의 연장선에 있다. 773번 노선의 31년 역사가 마무리되는 가운데, 새롭게 신설되는 709번은 통일로 구간의 교통 수요를 효과적으로 분담할 것으로 기대된다. 15대의 인가 대수와 1대의 예비 차량 배치, 평일 기준 84회 운행이라는 구체적인 운영 계획은 서울시의 적극적인 대중교통 개선 의지를 보여준다.
709번 버스의 운행 경로는 세심하게 설계되었다. 진관중·고등학교를 출발점으로 하여 북한산 푸르지오, 녹번역, 불광역을 거쳐 서대문세무서, 독립문역, 경찰청, 서울역을 경유하고 시청 앞에서 순환하는 노선은 기존 706번과 701번의 장점을 결합한 형태다.
709번의 노선 운행구간은 지축교 앞 ↔ 진관중고교. 약수사입구 ↔ 진관초교 입구 ↔ 푸르지오 625동 앞. 관음사입구↔ 삼천리 골 입구, 56사단 북한산부대 ↔입곡삼거리 ↔ 하나고. 삼천사. 진관사 입구 ↔ 제각말 5단지. 은평뉴타운 도서관 ↔ 신도중학교 ↔ 폭포동. 은평노인종합복지관 ↔ 은평경찰서 ↔ 연신초등학교 ↔ 불광지구대 ↔ 새장골 유래비 ↔ 연서시장 ↔ 동명여고. 천주교 불광동성당 ↔ 불광역 3.6호선 ↔ 불광역 3호선. 서울혁신파크 ↔ 한전 서대문 은평. 북한산 푸르지오 ↔ 녹번역 → 산골고개 → 홍제역. 서대문세무서 → 홍제삼거리. 인왕산 한신휴플러스 ↔ 무악재역 ↔ 안산초등학교 ↔ 독립문역. 한성과학고 ↔ 영천시장 ↔ 서대문역 ↔ 경찰청. 동북아역사재단(이상 회차 구간) → 서울역 버스환승센터(6번 승강장) → 숭례문 → 시청 앞 → 프레스센터 이후 진관공영차고지 방향 순환하는 방식으로 구성되어 있다. 추가로, 진관공영차고지 정류장에서 승차, 하차가 불가하오니 이용에 유의해야 한다. 701과 경합 구간이 많고 7권역에서 도심 회차하는 간선 버스 중 최초로 시청 유턴 후, 서소문에서 통일로로 복귀하는 경로를 이용한다.
그러나 이러한 노선 확충만으로는 지역의 모든 교통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을 것이다. 통일로에서 연서로로 합류하는 부근의 교통 혼잡과 같은 구조적인 문제들은 여전히 남아있다. 특히 연신내역에서 연서시장 구간의 혼잡도는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신규 아파트 단지의 입주로 인한 인구 급증과 원거리 통학 문제는 대중교통 인프라에 대한 수요를 계속해서 증가시키고 있다. 이는 단순히 버스 노선의 추가만으로는 해결하기 어려운, 보다 종합적인 접근이 필요한 문제다. 학생들의 안전한 통학 환경 조성을 위해서는 버스 노선 확충과 함께 도로 인프라 개선, 교통 체계 정비 등이 병행되어야 할 것이다.
이러한 노력이 결실을 보아 학생들의 통학 시간이 단축되고, 보다 쾌적한 등하교 환경이 조성되기를 기대한다.